런던살이 (80) 썸네일형 리스트형 2025 텃밭일기1 정원에 작은 배드도 있겠다 올 해엔 마음먹고 텃밭을 가꿔보고자 씨앗도 공수하고 시댁에 방치해 뒀던 키작은 나무들도 거둬들였다. 보기에는 작은 텃밭 같았으나 막상 뭔가를 심으려고 보니 경작을 하기엔 꽤나 큰 사이즈였고, 이미 심겨있는 식물을 걷어내고 흙을 갈기위해 할일이 태산었다. 이전 주인은 흙에 잡초방지용 천을 깔고 그 위에 자갈을 올렸는데 이 돌들의 양이 어마어마했다. 내 팔 둘레만한 바구니에 가득 쌓아도 1/3이 치워질까 말까 했다. 이것들을 걷어내고 나니 검은 천 아래 깔려있던 나팔꽃 넝쿨의 뿌리가 보였는데, 이게 마치 내성발톱 뽑아내듯 한도끝도 없이 이어져 나와 징그러운데 나름 쾌감이 있었다. 1/3은 엄마가 방문하시는 동안 밭으로 만들놔서 나머지만 내가 하면 됐었다. 그래서 뱅크홀리데이에 쉬엄.. 스타트업 재밌네 ^ㅜ 회사에서의 근무기간이 3년을 넘겼다. 고작 3년뿐인 근무기간을 매년 세고있는것도 웃기지만 한 회사를 이만큼 길게 다녀본 적이 없어서 그러니 촌스러워도 이해주길 바란다. 근무 2개월차에 등장한 낙하산, 석달간 파트타임으로의 전락 등 이 작고 앙증맞은 스타트업은 해마다 재밌는(negative) 일들을 던졌고 올해도 실망시키지 않는다. 상반기의 소소한 재미를 말해보자면, 노트북이 오래돼 더이상 특정 환경의 개발을 할 수 없게 된 것, 그리고 요근래 종종 급여입금이 하루씩 늦는다는 것이다. 작년의 재정난에 이어 또다시 하향길을 걷는건가 조마조마 했지만 들어올 돈이 아직 안들어왔을 뿐 망한건 아니라고 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작년과 올 해 통장에 씨가 말라가는 시점에 미국에서 뜻밖의 중간사이즈 잭팟들이 터졌다. 냄.. [생각정리] 변하는 삶의 모습 영국에서의 다년간의 삶을 돌아보니, 현재에 삶의 모습에 이르기 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루하루가 무료하다 느껴질 때 이런 날들이 있기 전 내 삶이 어땠는지 한 번 씩 상기시키기 위해 여기 적어본다. 직장 / 지역 / 집 - 생활반경을 정하는 가장 큰 틀 직장 - 영국생활 초기에는 비자의 제약이 있을 때라 나를 받아주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기세였고 그래서 이것저것 재고 따질 형편이 아니었다. 그 때문에 구직 시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비자걱정에서 해방되고 나니 제약없이 회사를 고르게 되고 내 선호에 맞추어 어느정도 걸러내기가 가능해 졌다. 회사의 문화, 복지 그리고 팀 구조와 같은 것들을 중요시 보게되었다. 이건 사실 경험으로 알게된 것이라 초창기엔 비자 제약이 없었다 하더라도 회사보는 .. [일상] 백앤드 찍먹 회사에서 갑자기 백앤드를 가르쳐준다고 했다. 한 스프린트씩 프론트 개발자가 참여해서 기초적인 백앤드 업무를 하는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팀원들이 참여하기로 했다. 근데 이걸 공지하는 방식이 나를 화나게 했다. 백앤드 배우고싶다고 인터뷰때부터 일년 내내 티를 냈는데 리소스가 그 땐 부족해서 안된다고 하더니 어느날 갑자기 백앤드 리드가 스탠드업에서 이번 스프린트는 본인이 내 프론트 동료에게 백앤드를 가르치겠다고 공지 한 거다. 약간 뒷통수 맞은 느낌이어서 스탠드업이 끝나고 슬랙으로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아 그렇게 됐고 너 차례는 내년에 올거야' 라고 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미리 언질을 줬으면 내가 이렇게 배신감이 느껴지진 않았을거다. 다음엔 keep me in a loop 해달랬더니 돌아오는 답변이 모두 변명.. 2024 채소 키우기 - 수확편 5월 초에 심은 무우에 예상보다 빠르게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귓동냥으로 채소는 꽃피면 못먹는다는 말을 들어서 인터넷에 서치를 좀 해보니 무우도 그렇다고 한다. 먹겠다는 일념으로 키운 애들이기에 골든타임을 넘기기 전에 조기수확 하기로 결정했다.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에 뿌듯했지만 아쉬움을 뒤로한 채 여덟포기의 총각무를 뽑았다. 무우는 옮겨심는거 아니랬는데 응애농부는 그런거 모르겠고 씨부터 냅다 발아시켜버린 탓에 창의적으로 생긴 무우들이 나왔다. 비쥬얼에 놀란 맘을 진정시키고 뿌리쪽 향을 맡아보니 알싸한 와사비향이 나는게 영락없는 한국무다. 사이즈가 조금 더 컸으면 좋았겠지만 첫시도 치고 꽤 좋은 성과여서 뿌듯했다. 이쯤되면 무청은 질겨져 김치로 담을 수 없다. 말려서 시래기로 먹을 수도 .. [일상] 오오오랜만에 본 인터뷰 후기 몇달전인가 이력서 돌렸는데 연락이 한통도 안왔다고 궁시렁대는 포스팅을 하나 썼었는데 얼마전에 한 곳에서 연락이 왔다. 지원할 당시 내 스킬셋이랑 희한하리만치 너무 잘 맞아떨어져서 이건 넣어봐야겠다 싶어 지원서를 작성하다 마지막 부분에 우리회사에 어떤점이 끌렸냐고 묻는 질문에 설마 나한테까지 기회가 오겠어 싶어 주접을 한스푼 더해서 답안을 작성했더랬다. Formal writing에는 잘 안쓰는 느낌표까지 갈겨가며 구어체로 이래서 저래서 니가 좋다고 썼는데 그래서였을까 일주일이 채 안되서 연락이 왔다. 이니셜 인터뷰를 보자고 해서 부랴부랴 회사에 대해 공부한 뒤 정말 오랜만에 라운지웨어가 아닌 깔끔한 옷을 골라입고 책상에 앉았다. HR과 Head of Product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Zoom 에서 .. [일상] 2024 채소 키우기 아직 주거환경이 뒤죽박죽 이지만 그래도 올해는 뭔가 키우고싶어 한인 커뮤니티에서 씨앗을 수집했다. 받은 씨앗들 중 깻잎만 네 팩 이었는데 심어보니 하나같이 무싹이 났고 다른 씨앗들은 발아율이 꽝이었다. 블로그 글들 보면 다이소 씨앗으로 잘만 키우던데 유통기한 직전에 심어서였을까 나에게 온 씨앗들은 전부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좋은 마음으로 (그것도 엄청많이) 나눠주신건데 예상치못한 결과와 불량씨앗들을 돌본 내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뒤늦게 4월 중순 즈음 씨앗나눔에 다시 참여했는데 이 땐 발아율이 꽤 괜찮 5월 초에 발아에 성공했고 중순 즈음에는 베드에 옮겨심었다. 총각무, 김장무, 두메부추, 오이고추 이렇게 네 종류의 씨앗을 심었는데 한 달이 지난 요즘 깻잎키우기 이후 처음으로 식물키우는 .. [일상] 무경험으로 주니어 레벨 잡 구하기 스터디를 진행한지 3년이 조금 지났다. 스터디가 일 년 정도 되면 구성원 대부분이 목표했던 바를 이루거나 혹은 좋은 경험으로 여기고 본업으로 돌아가 자연스럽게 스터디가 종료된다. 몇 해 동안 그렇게 몇 개의 스터디를 거치다 요즘은 공부 보다는 친목이 주가되는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도 초반에는 주니어 포지션 취업을 목표로 개발공부를 하시는 분들이 꽤 있었는데 그중에서 저 사람은 잘 될 수 밖에 없겠다 싶은 눈에띄는 몇몇이 있었다. 그리고 얼마지나 그분들의 취업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여기서 조금 의아했던 부분이 있는데 취업기간이 내가 예상했던 것 보다 오래걸린다는 거였다. 처음엔 회사를 보는 눈들이 높은가보다 싶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요즘 구직시장이 특히 무경험으로 개발자 포.. [일상] 스타트업의 숙명 현회사에서 3년차에 접어드니 조용하고도 지루한 나날들이 이어졌다. 나의 회사원 인생에 이런날들도 있구나 하고 감상에 젖는 순간, 아니나 다를까 사건이 발생했다. 사실 일어난지 꽤 된 일이다. 지난 2월 갑자기 회사가 전체미팅을 열어 재정난에 빠졌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그전 해 부터 투자금을 받기위한 펀드레이징을 하고있었는데 이 즈음에 마무리 되었어야 할 투자금이 지금 우리손에 없다고 한다. 말하고보니 사기라도 당한 것 같은 느낌인데 그건 아니고 사실 투자금은 통장에 쌓여있는데 그 통장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한다. 투자금에 접근을 하려면 투자자가 원하는 일정 수준만큼의 비지니스 성장을 이뤄내야하는데 거기까지 올라가지 못해 돈이 묶여버렸단다. 우리회사 앱은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되고 있는데 그게 무슨.. [일상] 명이나물 캐기 (feat. 고사리) 영국에 살면서 봄이되면 빠지지않고 명이나물(aka 산마늘)을 따러간다. 한국에서 삼겹살 먹으러 가면 밑반찬으로 나오는 바로 그 명이나물이 이곳에선 잡초취급을 받아 물가 근처 수풀에 가면 지천에 깔려있는걸 볼 수 있다. 요 몇 해 명이나물의 인기가 급부상해 런던만 해도 명이를 찾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내가 사는 곳은 아직 수요가 공급을 못따라가서인지 매년 가는 스팟에서 양껏 따올 수 있다. 그렇게 시작된 명이나물 따기가 연중행사로 자리잡아 어둡고 축축한 유럽의 겨울을 견뎌내는데 나름 좋은 동기부여를 준다. 2월 말에서 3월 초가 되면 슬슬 작은 이파리가 보이기 시작하고 3월 중순에서 4월 초 까지 꽃대가 올라와 이때쯤 쇼핑백과 장갑을 챙겨 명이헌팅에 나선다. 첫해엔 기세등등하게 가서 반경 1미터는 따고올 줄.. 이전 1 2 3 4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