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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살이/다시 직장인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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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재택근무의 일상화, 디지털 노마드의 삶 종종 흰머리가 드문드문 난 중년의 내가 일하는 모습을 상상해 본 적이 있다. 딱 경험한 만큼만 담아낼 수 있는걸까, 상상 속 배경은 주로 사무실 책상이다. 그 속에서 출퇴근 전쟁 이라고는 모를 것 같은 순수한 얼굴을 하고는 여유롭게 장소를 옮겨다니며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디지털 노마드 라는 단어 자체를 그저 실리콘밸리의 인재들만 누리는 혜택이라 생각하고 살았으니까. 그런데 그냥저냥 평범한 개발자인 내가 그 삶을 살고있다. 코로나가 후려치고 간 흔적이라고 봐야할까? 구직 당시 훑어 본 대부분의 회사가 유동적으로 재택근무를 허용했고, 현회사 역시 전직원의 20%만 주 2회 정도 사무실을 오가며 일한다. 이 회사도 초반에는 사무실 근무가 디폴트였으나 여느 회사들이 그렇듯 이곳 역시..
[일상] 회사와 합을 맞춰보는 기간, 6개월 내가 한 회사에 적응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통상 6개월 정도이다. 그렇다. 영국에서 구한 세 번째 직장에서 근무한 지 어느덧 6개월이 되었다. 새 회사에서의 시작은 언제나 쫄림이 함께 하지만 이번 회사는 웹 개발자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포지션이 바뀐데다 그마저도 경력직으로 들어가게 된거라 기술적 뒷받침에 대한 압박감으로 쫄림이 더했다. 반면, 영국에서 근무해본 짬이 있어서 영어나 사람을 대하는 등의 소프트스킬에 대한 두려움은 거의 없었다. 매번 그렇듯 긴장감을 안고 시작 해 임포스터 신드롬이 기승하는 시기를 거치고, 어느덧 회사에 적응을 하고나니 여유가 생겨서 현회사 근무하면서 느낀점을 몇 자 적어보려 한다. 근무환경 - 개발청정구역 현회사를 다니면서 내 적응세포가 두드러지게 반응하는 부분이 세 가지 ..
[일상] 결혼식 참석 (feat. Jubilee 연휴) 이번주말은 여왕 70주년 기념식 연휴가 목,금요일에 있어 목,금,토,일 이렇게 나흘을 쉬게 되었다. 영국인들 그리고 영국에사는 외국인들이 갖는 쥬빌리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어쨋든 쉬는날은 다들 좋아라 한다. 나는 그 날 파트너의 친구 결혼식에 초대받아 수요일 저녁에 런던을 떠났다. 회사 사람들과 짧은 회식을 한 뒤 패딩턴 역으로 가기위해 지하철을 탔는데 마침 그게 새로생긴 퀸 엘리자베스 라인이었다. 새거라 깨끗했다. 다른 라인들도 이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밤늦게 챌트넘에 도착해 다음날 하루를 쉬며 놀며 보내고 그다음날 오후에 결혼식에 가기위한 준비를 끝마치고 파트너의 아버지가 결혼식 장소인 Stroud 에 데려다 주셨다. 신부의 부모님이 소유하신 맨션에서 뒷풀이가 열린다고 했다. 영국의 결혼식은 ..
[개발일기] 리액트에 대한 생각 리액트를 쓰게된 계기는 그저 취업을 위해서였다. 프론트 개발자로 먹고살려면 자바스크립트 프레임웍 하나쯤은 쓸 줄 알아야 하는데 구인 리스트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게 리액트였고 그 때의 나는 취업확률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방법을 택해야 했기에 고민없이 리액트에 발을 들였던 것 같다. 그 때로 돌아가 다시 한 번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리액트를 고를 것 같다. 그만큼 손에 익고나면 장점이 많은 프레임웍이다. 허나 리액트를 자유자재로 쓰기까지의 여정이 마냥 쉽지만은 않ㅇ다. 난다긴다하는 강사들이 만든 좋은 강좌들이 많지만 워낙 양이 방대하고 또 프로그래밍에 대한 기본기가 제대로 쌓여있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취업에 유리하기 때문에 리액트를 배우기 시작한다면 밑도끝도없이 어렵고 재미도 없다..
[일상] 주말기록 (feat. 뱅크홀리데이) 영국은 4월에 있는 부활절을 시작으로 8월까지 곳곳에 뱅크홀리데이가 끼어있다. 이 공휴일들은 대게 금요일 혹은 월요일이라 쉬는맛이 있고 또 외국인 입장에서 남에나라 휴일 챙기는게 나름 쏠쏠하다. 5월에는 2일에 Mayday holiday가 있어서 다음주는 4일만 일하면 된다 야호! 짧은 연휴라 딱히 여행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주5일 머리터지게 코딩하다가 하루 더 쉴수 있음에 마냥 감사하다. 마침 함께 스터디 하던 분이 런던에 놀러겠다고 연락을 주셔서 또다른 스터디원과 셋이 센터에 있는 Brasserie Zedel에 갔다. 런던에 온지 얼마 안됐을 때 영국친구들과 가봤던 프랑스식 레스토랑인데 분위기가 일단 입맛을 돋우고 콧대높아 보이지만 은근히 다 챙겨주는 스탭들 그리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음식값 덕에 런..
[런던 개발자 일상] Easter 부활절 연휴 영국은 부활절 연휴가 긴데 통상 부활절 주말 앞뒤로 하루씩 더 쉬어서 4일정도 된다. 가족끼리 보내는 연휴라 런던에 있어봐야 딱히 재밌을 것도 없어 오랜만에 복잡한 도시를 떠나 파트너의 고향동네에서 부활절 연휴를 보내기로 했다. 바리바리 짐을 챙겨 기차역에 도착하니 거의 한국의 구정마냥 터미널이 붐볐다. 우리가 탈 기차가 모든 준비를 끝냈다는 방송에 인파를 헤치고 우리 자리를 찾아 착석하고 나니 꽤 많은 사람들이 입석으로 가는게 눈에 들어왔다. 그래도 런던과 멀어질수록 사람이 많이 빠져 나중엔 전부 착석이 가능했다. 우리의 목적지에 도착하니 기차역 주차장이 바글바글 한 가운데에 파트너의 아버지도 우리를 픽업하러 와계셨다. 런던을 벗어나니 일단 공기부터 달랐다. 런던에 아무리 공원이 많고 날씨가 맑다고 해..
[런던 프론트앤드 개발자] 출근 첫주 단상 3주의 휴가를 보내고 드디어 첫출근이 다가왔다. 내 노트북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기에 굳이 사수도 없는 사무실에 갈 필요는 없겠다 싶어서 첫출근은 재택을 하기로 했다. 과연 재택으로 첫출근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을 당일날 까지 가졌는데 막상 해보니 못할것도 없지 싶다. 출근날 직전에 회사에서 사용하는 플랫폼들의 초대장이 여기저기서 날아왔다. 전부 수락하고 대충 둘러본 뒤에 첫날 스탠드업 미팅 직전에 다시 한 번 열어봤다. Slack이나 Jira나 이전에 써본것들이라 크게 생소하진 않았다. 스탠드업 미팅 시간이 되어 온라인 미팅룸에 들어가서 나와 함께 일할 팀원들과 인사하고 서로 자기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고나서 각자 업무 업데이트를 한 뒤 나는 바로 사수와 인트로덕션 시간을 가졌다. 그 뒤로 4일간 ..
[일상] 런던에서 자급자족하기 (feat. 깻잎) 영국 살다보면 한국채소들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특히 깻잎과 송이버섯이 그렇다. 굳이 필요하면 구할 수는 있지만 따로 시간을 내서 아시안 슈퍼에 가야하고 어디서 넘어온건지 알 길이 없는 이 채소들은 몸값또한 매우 비싸다. 한국에 있었다면 퇴근길에 천원주고 깻잎 한 봉지 사서 요리해 먹고 남은 미처 사용하지 못한 채 냉장고 구석에서 시들어 갈 깻잎들이 영국에서는 너무나 귀하다. 그래서 영국살이 3년차에 깻잎을 직접 키우기로 했다. 깻잎과 들깨가 한 식물에서 자라는지도 몰랐던 일자무식으로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 깻잎을 키우고있다. 처음엔 살다살다 내가 깻잎을 다 키운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영국에 사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깻잎 키우기는 꽤나 흔한 취미이다. 그래서 여기에 나의 3년 노하우가 담긴 ㅋㅋ 깻잎 ..
[런던 프론트앤드 개발자] 세번째 구직 세상에나... 마상에나... 외국살이가 쉽지 않을거란 예상은 했었지만 세번째 구직을 하게될줄이야. 연봉을 띄우려고 옮겨다닌게 아니다. 그냥 살다보니 이렇게 되어버렸다. 취업비자를 받아서 5년 존버한 뒤에 영주권으로 전환해 비자걱정 없는 삶을 살려던 계획은 일찌감치 빗나갔다. 워홀비자로 구한 첫직장 그리고 취업비자를 지원해준 두 번째 직장을 거쳐 학생비자로 석사에 1년을 쓰고 다시 취준생으로 돌아왔다. 다른점이 있다면 졸업후 영국에서 거주할 수 있는 2년짜리 비자를 받아서 그리고 일한 짬이 쌓여서 취업이 전보다 쉬워졌다. 취업 자체가 수월해졌을 뿐만 아니라 회사가 지원해주는 비자에 묶여있는 파워을의 삶에서 벗어났다는게 가장 큰 변화인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내 기대에 맞는 회사를 만나기 까지는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