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살이/워킹홀리데이 2017 - 2018 (19) 썸네일형 리스트형 [영국워킹홀리데이] 한식당에서 일하기 워킹홀리데이 초반, 예상보다 길어진 구직기간에 우울감이 커져 의무적으로라도 움직이고자 한식당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내 워홀 종착지는 사무직 취업이었기에 생활의 중점을 구직활동에 두면서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 있고 영어 또는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은 곳을 생각 해 보니 한식당이 눈에 띄었다. 페이스북 커뮤니티를 보다가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한식당을 골라잡아 카톡으로 메세지를 보내니 면접을 잡았다. 완전 센트럴 런던은 아니었지만 1존 끝에 위치한 한식당이었다. 집에서 거리도 나쁘지 않아 그곳으로 정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뉴몰든으로 구하는게 더 가깝고 편했을텐데 그땐 아무래도 초반이라 한국 커뮤니티에 최대한 기대지 않는 쪽을 선택했던 것 같다. 면접 당일 날 식당에 도착하니 저녁 준비 시간인지 조용했다. .. [영국워킹홀리데이] 현금박치기 처음 영국에 넘어왔을 때 여행자 신분이나 마찬가지 였기에 전화번호도 주소지도 모두 일시적인 것들이었다. 그 시기에 런던은 슈퍼건 식당이건 모두가 컨텍리스 카드를 꺼내 계산하기 시작하던 시기였고 당연히 영국계좌가 없었던 나는 다시 아날로그 감성으로 돌아가 현금박치기를 해야 했다. 한국에서 만들어간 수수료가 낮다는 하나은행 카드가 있었지만 이걸 쓰려면 매번 카드를 긁고나서 친필싸인을 종이영수증에 남겨야 했고 간혹 어떤 영업장들은 이 카드를 안받기도 한다. 나중에 구직을 하면 급여도 받아야 하고 이래저래 영국에서 살려면 은행계좌를 열어야 했다. 하지만 영국에서의 은행계좌 열기는 한국처럼 은행 문 열고 들어가서 대기번호를 받고 창구직원과 짧은 상담끝에 만들어지는 단순하고 신속한 과정보다 훨씬 복잡하고 오래걸린다.. [영국워킹홀리데이] 워털루 집 3 - 드라마 워털루 플랏에서의 일상이 완전히 적응되어 S와 함께 플랏에서 가장 오래 산 고인물이 되어갈 즈음이었다. 집에 잘 안들어오던 R과 평일 맨정신엔 영혼없는 인사만 주고받던 N가 차례로 플랏을 떠나 두 명의 새로운 플랏메이트가 자리를 채웠다. N보다 먼저 떠난 R의 자리를 채운 C는 나보다 세 살 어린 똑부러지는 영국인 이었다. S와 나는 우리와 스스럼 없이 잘 어울리면서도 선은 확실하게 긋는 C가 맘에 들었다. C가 점점 플랏에 적응해 갈 무렵 N이 홍콩으로 이직을 하게 되었다는 폭탄선언을 하고 S는 또다시 새로운 플랏메이트를 구할 생각에 걱정을 짊어지기 시작했다. 런던 한복판에서는 흔치않은 금액인 우리 플랏은 공고를 올리는 즉시 지원자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었는데 그래서 나는 그당시 S가 걱정하는 이유를 이해.. [워킹홀리데이] 워털루 집 2 - 일상 이사 하고 몇 주 정도가 지나니 워털루 집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지고 플랏메이트들도 조금씩 눈에 익기 시작했다. 세 명의 플랏메이트들에 대해 간단하게 이야기 해 보자면 첫번째로 내 방을 인터넷에 올렸던 S가 있다. 이탈리아에서 런던으로 온 지 9년차 라던 S는 이 플랏에 산지 6년째라고 한다. 주인아주머니와 함께 산 1세대 플랏메이트인 샘이다. 그 다음으로 들어온 애가 N인데 얘는 아프리카계 영국인이었다. 이사 전 최종적으로 플랏메이트들을 만나는 날 얘를 처음 봤는데 그 날은 살갑게 맞아주더니 그 다음부터는 마주칠 때 마다 웅얼웅얼 인사하고 사라져서 좀 의아했는다. 나중에 S와 대화하다 알게되었는데 N은 술마시거나 주말이 아니면 그러니까 평일에 맨정신일 때에는 항상 영혼이 빠져나간 것 처럼 보인뎄다. 마지막.. [영국워킹홀리데이] 다섯번 째 집 찾기 레인즈파크 집이 슬슬 질리기 시작했다. 나 포함 세 명이 쉐어하는 조용한 집이고 저렴한 렌트비의 매력이 있었지만 거의 £200 달하는 교통비를 생각하면 그 돈으로 걸어서 출퇴근이 가능 한 집을 구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플랏메이트들 간의 교류가 전혀 없는 집이어서 회사에서도 조용한데 집에서도 조용한 생활에 병이 날 지경이었다. Spare Room 에서 방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아직 런던지리에 빠삭하지 못할 때여서 중심가 임에도 저렴한 동네들이 왜 저렴한지 모르고 그저 예산에 맞는 집이 있다고 좋아했다. 마음에드는 방이 보이는 즉시 뷰잉 신청을 했다. 첫 번째 뷰잉은 에이전시와 함께 했다. 런던 북동쪽 동네였는데 사무실에 들어가자 일에 별 흥미가 없어보이는 무표정한 직원이 기계적인 .. [영국워킹홀리데이] 워털루 집 1 - 이사 조용한 레인즈파크 집에 권태를 느껴 이사를 결심하고 뷰잉했던 곳 중 맘에들었던 곳에서 연락이 왔다. 위치와 방 크기로 보았을 때 가성비가 좋아서 나름 경쟁력이 있었던 플랏인데 3년 이상 장기 거주자를 선호한다더니 나를 뽑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누가 런던에서 한 플랏에서 3년 이상 살 작정으로 방을 알아볼까 싶다. 어쨋든 내가 선택 되었다. 합격 전화를 받자마자 레인즈파크 플랏의 주인아닌 주인같은 아주머니께 이사하게 되었다고 말씀드렸다. 애초에 계약서가 없어서인지 아주머니는 쿨하게 알았다고 하셨다. 워털루 집에서 다시 연락이 와서 함께 살 플랏메이트 들과 최종 만남을 갖기로 했다. 뭘 이런걸 다 하나 싶었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었기에 주말에 약속을 잡고 다시 한 번 방문했다. 다들 반갑게 맞아주어서 이런.. [영국워킹홀리데이] 프론트앤드 개발자의 첫직장 마지막 - 정리해고 한국에 있을 때에는 한 직장에 머문지 6개월이 넘어갈 때 즈음 권태감이 몰려와 1년을 채우는 시점에 이직을 생각하곤 했었다. 첫 직장에서 6개월 간의 수습기간을 채운 후 역시나 일이 익숙해지면서 지루함도 함께 찾아왔는데 이때의 나 에게는 취업비자를 따서 영국에 정착하겠다는 원대한 꿈이 있었기에 권태 따위는 안중에 없었다. 하지만 나에게 정말 역마살 이라는게 있는걸까 평화롭던 8월의 어느 날 일이 터지고 만다. 어느 날 오후 아주 높은 포지션에 있는 임원급 직원이 우리팀을 방문한다고 했다. 회의실로 우르르 들어가니 온몸에서 기품이 뿜어나오는 중년여성이 모두를 미소로 맞아주었다. 돌아가면서 이름과 포지션, 근무기간 등을 자기소개 비슷하게 말했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토할것 같이 떨렸지만 내 차례가 되자 이.. [영국워킹홀리데이] 프론트앤드 개발자의 첫직장 3 - 일상에 적응하기 첫 직장에는 3월 초에 첫출근을 해서 12월 마지막 날 까지 다녔다. 모든것에 '처음' 이라는 단어가 붙었던 첫직장 에서의 한 해는 살면서 접해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경험하게 해 주었다.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인생에 대한 태도도 변하기 시작했다. 저번 편에 입사 후 네달 간 자발적 아웃사이더 생활을 했다고 써놨는데 그렇다고 아무와도 대화를 하지 않은건 아니다. 나와 동갑이었던 사수는 하루종일 조용히 일만하는 나에게 이따금씩 메신저로 한국과 관련된 (주로 북한 이야기ㅋㅋㅋ) 기사들을 공유했다. 함께 일하는 아버지 뻘의 선배 개발자 아저씨도 따듯하게 대해 주셨고 어머니 뻘의 중국인 아주머니도, 큰언니 같은 인도 언니도 궁금한걸 물어보면 발벗고 나서서 도와줬다. 우리팀 앞에는 다른 브랜드의 애니메이션 팀이 .. [영국워킹홀리데이] 프론트앤드 개발자의 첫직장 2 - 섬나라 회사의 복지 한국에서 영국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할 때 내 머릿속은 서양 회사의 복지에 대한 환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게 꿈에 그리던 영국의 회사에 다녀보니 실제로 복지가 상당히 후했다. 한 가지 간과했던 점이 있다면 너무 들뜬 나머지 자석의 양극처럼 나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예상치 못했다. 영국에서 펼쳐질 삶의 모습이 눈에 훤히 보였다면 그래도 선뜻 넘어오겠다고 했을까? 그 땐 모르는게 약이었을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오랫동안 꿈꿔온 섬나라의 복지를 누림과 동시에 그로인해 마주하게 된 문화충격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다. 첫직장은 의도한 건 아니지만 규모가 꽤 컸다. 유럽 곳곳에 지사를 가지고 있는 겜블링 회사였는데 런던 사무실에 300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었다. 뻥 뚫린 사무실에 파티션 개념이.. [영국워킹홀리데이] 프론트앤드 개발자의 첫직장 1 - 첫출근 첫직장에 대해서는 할 말이 아주 많으니 두세번에 끊어 써야겠다. 다섯달의 구직기간을 거쳐 얻은 런던에서의 소중한 첫 직장은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과정의 서막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짜릿하고 신선한 충격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서구문화에 나름 깨인 여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영국에 넘어온 내가 뼛속까지 유교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합격통보를 받을 때 첫출근 날짜를 물어보길래 나는 지금 당장도 일할 수 있다고 강하게 어필했지만 회사에서도 새 직원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과정이 필요하다며 일주일 뒤로 첫출근 날을 정해주었다. 그 동안 내 이름으로 된 노트북과 각종 장비들을 배정하고 인사기록에 내 정보들을 추가하는 일 등등을 한 것 같다. 내 소중한 첫 직장에서의 원활한 생활을 위해 ..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