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살이 (75) 썸네일형 리스트형 [영국워킹홀리데이] 다섯번 째 집 찾기 레인즈파크 집이 슬슬 질리기 시작했다. 나 포함 세 명이 쉐어하는 조용한 집이고 저렴한 렌트비의 매력이 있었지만 거의 £200 달하는 교통비를 생각하면 그 돈으로 걸어서 출퇴근이 가능 한 집을 구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플랏메이트들 간의 교류가 전혀 없는 집이어서 회사에서도 조용한데 집에서도 조용한 생활에 병이 날 지경이었다. Spare Room 에서 방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아직 런던지리에 빠삭하지 못할 때여서 중심가 임에도 저렴한 동네들이 왜 저렴한지 모르고 그저 예산에 맞는 집이 있다고 좋아했다. 마음에드는 방이 보이는 즉시 뷰잉 신청을 했다. 첫 번째 뷰잉은 에이전시와 함께 했다. 런던 북동쪽 동네였는데 사무실에 들어가자 일에 별 흥미가 없어보이는 무표정한 직원이 기계적인 .. [영국워킹홀리데이] 워털루 집 1 - 이사 조용한 레인즈파크 집에 권태를 느껴 이사를 결심하고 뷰잉했던 곳 중 맘에들었던 곳에서 연락이 왔다. 위치와 방 크기로 보았을 때 가성비가 좋아서 나름 경쟁력이 있었던 플랏인데 3년 이상 장기 거주자를 선호한다더니 나를 뽑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누가 런던에서 한 플랏에서 3년 이상 살 작정으로 방을 알아볼까 싶다. 어쨋든 내가 선택 되었다. 합격 전화를 받자마자 레인즈파크 플랏의 주인아닌 주인같은 아주머니께 이사하게 되었다고 말씀드렸다. 애초에 계약서가 없어서인지 아주머니는 쿨하게 알았다고 하셨다. 워털루 집에서 다시 연락이 와서 함께 살 플랏메이트 들과 최종 만남을 갖기로 했다. 뭘 이런걸 다 하나 싶었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었기에 주말에 약속을 잡고 다시 한 번 방문했다. 다들 반갑게 맞아주어서 이런.. [영국워킹홀리데이] 프론트앤드 개발자의 첫직장 마지막 - 정리해고 한국에 있을 때에는 한 직장에 머문지 6개월이 넘어갈 때 즈음 권태감이 몰려와 1년을 채우는 시점에 이직을 생각하곤 했었다. 첫 직장에서 6개월 간의 수습기간을 채운 후 역시나 일이 익숙해지면서 지루함도 함께 찾아왔는데 이때의 나 에게는 취업비자를 따서 영국에 정착하겠다는 원대한 꿈이 있었기에 권태 따위는 안중에 없었다. 하지만 나에게 정말 역마살 이라는게 있는걸까 평화롭던 8월의 어느 날 일이 터지고 만다. 어느 날 오후 아주 높은 포지션에 있는 임원급 직원이 우리팀을 방문한다고 했다. 회의실로 우르르 들어가니 온몸에서 기품이 뿜어나오는 중년여성이 모두를 미소로 맞아주었다. 돌아가면서 이름과 포지션, 근무기간 등을 자기소개 비슷하게 말했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토할것 같이 떨렸지만 내 차례가 되자 이.. [영국워킹홀리데이] 프론트앤드 개발자의 첫직장 3 - 일상에 적응하기 첫 직장에는 3월 초에 첫출근을 해서 12월 마지막 날 까지 다녔다. 모든것에 '처음' 이라는 단어가 붙었던 첫직장 에서의 한 해는 살면서 접해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경험하게 해 주었다.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인생에 대한 태도도 변하기 시작했다. 저번 편에 입사 후 네달 간 자발적 아웃사이더 생활을 했다고 써놨는데 그렇다고 아무와도 대화를 하지 않은건 아니다. 나와 동갑이었던 사수는 하루종일 조용히 일만하는 나에게 이따금씩 메신저로 한국과 관련된 (주로 북한 이야기ㅋㅋㅋ) 기사들을 공유했다. 함께 일하는 아버지 뻘의 선배 개발자 아저씨도 따듯하게 대해 주셨고 어머니 뻘의 중국인 아주머니도, 큰언니 같은 인도 언니도 궁금한걸 물어보면 발벗고 나서서 도와줬다. 우리팀 앞에는 다른 브랜드의 애니메이션 팀이 .. [영국워킹홀리데이] 프론트앤드 개발자의 첫직장 2 - 섬나라 회사의 복지 한국에서 영국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할 때 내 머릿속은 서양 회사의 복지에 대한 환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게 꿈에 그리던 영국의 회사에 다녀보니 실제로 복지가 상당히 후했다. 한 가지 간과했던 점이 있다면 너무 들뜬 나머지 자석의 양극처럼 나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예상치 못했다. 영국에서 펼쳐질 삶의 모습이 눈에 훤히 보였다면 그래도 선뜻 넘어오겠다고 했을까? 그 땐 모르는게 약이었을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오랫동안 꿈꿔온 섬나라의 복지를 누림과 동시에 그로인해 마주하게 된 문화충격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다. 첫직장은 의도한 건 아니지만 규모가 꽤 컸다. 유럽 곳곳에 지사를 가지고 있는 겜블링 회사였는데 런던 사무실에 300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었다. 뻥 뚫린 사무실에 파티션 개념이.. [영국워킹홀리데이] 프론트앤드 개발자의 첫직장 1 - 첫출근 첫직장에 대해서는 할 말이 아주 많으니 두세번에 끊어 써야겠다. 다섯달의 구직기간을 거쳐 얻은 런던에서의 소중한 첫 직장은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과정의 서막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짜릿하고 신선한 충격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서구문화에 나름 깨인 여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영국에 넘어온 내가 뼛속까지 유교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합격통보를 받을 때 첫출근 날짜를 물어보길래 나는 지금 당장도 일할 수 있다고 강하게 어필했지만 회사에서도 새 직원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과정이 필요하다며 일주일 뒤로 첫출근 날을 정해주었다. 그 동안 내 이름으로 된 노트북과 각종 장비들을 배정하고 인사기록에 내 정보들을 추가하는 일 등등을 한 것 같다. 내 소중한 첫 직장에서의 원활한 생활을 위해 .. [영국워킹홀리데이] 프론트앤드 개발자로 취업하기 영국에서의 첫 취업과정은 험난했다. 빨리빨리에 최적화 되어있는 한국의 구직 시스템에 익숙했던 나는 스스로에게 넉넉히 두 달이라는 취업기간을 주었고 그런 나를 비웃기라도 하는듯이 실제 취업까지는 다섯 달이 걸렸다. 내 경우에 첫 구직이 다섯달이나 걸린 데에는 명확한 이유들이 있다. 해외취업 경험 무, 해외근무 경력 무, 단기취업비자 소지 등... 그러나 해외에서의 취업경험이 있다면 한국만큼 빠르진 않더라도 한 달이면 충분할 것이다. 영국에 넘어 와 몸을 푼 지 한달 반이 지난 뒤 해외경험 없이 워킹홀리데이로 기술직 취업에 성공한 친구들의 경험담을 듣고 나도 해내고 말겠다는 막연한 기대감과 함께 취업시장에 뛰어들었다. 영국인도 구직이 어렵다는 11월에 ㅋㅋㅋ. 한국에 있을 때에 내 직업은 '웹 퍼블리셔' 라.. [영국워킹홀리데이] 플랏 쉐어링 시작 에어비앤비는 보증금이 없기 때문에 계산할 때 깔끔하고 돈떼일 걱정을 안해도 되서 좋다. 하지만 비싸다. 런던 물가를 몰랐던 나는 코딱지만한 방을 한 달에 £800 씩 주고 살았다. 그 돈이면 좋은 더블룸을 구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리고 이제는 주소지를 그만 바꾸고싶기도 해서 플랏 쉐어링을 시작하게 되었다. 되도록 남쪽에 머무르고 싶어서 윔블던 주변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영국사랑 이라는 홈페이지를 며칠 기웃거리다 두 개의 방이 맘에들어 각각 뷰잉을 하러 갔다. 한 곳은 윔블던 역에서 조금 떨어진 한식당 뒤의 숙소였는데 한국청년들이 쉐어하는 것 같았다. 주인아저씨가 '오빠들이 잘 챙겨줄 것'이라고 해서 마이너스였고 부엌이 집 가장 구석에 있어서 그것도 좀 맘에들지 않았다. 방은 그냥저냥 평범한 한국의.. [영국워킹홀리데이] 다시 남쪽으로 핸든에서 한 일들을 떠올려보면 별로 한 건 없지만 주로 긴장하고 돌아다니는게 일상이었던 것 같다. 테스코에 들락거리면서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으려 애썼고 은행 계좌를 열었다. 취업을 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사이트도 만들었다. 그렇게 한 달을 보내고 지긋지긋한 그 집을 떠나 다시 남쪽으로 돌아왔다. 다시 남쪽으로 돌아갈 때에는 윔블던 부근은 예산과 맞는 숙소가 없었고 옆동네인 모던에 방을 구했는데 싱글침대와 옷장, 그리고 붙박이장 이외엔 딱 서있을 공간만 있을 정도의 아주 작은 싱글룸 이었다. 하지만 주인할아버지가 상주하고 계셨고 오직 에어비엔비를 위한 집이어서 훨씬 마음이 놓였다. 판다 라는 작은 개도 있어서 더 좋았다. 핸든에서 다시 돌아오던 날에는 혼자 우버를 타고 갔다. 주인할아버지가 반갑게 맞아주셨.. [영국워킹홀리데이] 북런던에 대한 궁금증 한국에 있을 때 영국에서 머무를 초반 한 달 간의 숙소를 예약했다. 첫 숙소는 친구가 가까이 사는 윔블던에 3주 간, 그 이후에는 한국인이 많이 산다는 북런던의 스위스코티지 주변으로 한 달 정도를 예약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내가 예약한 숙소가 스위스코티지가 아니라 몇정거장 더 들어간 Henden Central 이라는 동네에 있었다. 사전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첫 숙소를 떠나 우버를 타고 두번째 집으로 갔다. 체크인을 하고보니 그 집은 에어비엔비 전용 숙소가 아니라 6인이 함께 생활하는 플랏 쉐어링 하우스였다. 변기물이 잘 내려가지 않아 첫번째로 당황했고 방의 상태에 여러 번 당황했다. 내가 예약한 방이 거실을 개조해 만든 방이라 넓긴 한데 그 넓은 방 안에 작은 냉장고, 전자레인지, 작은 소파를 배치.. 이전 1 ···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