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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살이/게으른 직장인 2025

회사B 인터뷰4 - 최종인터뷰

회사B와의 최종 인터뷰는 생각보다 길었다. 코드 리뷰만 하는 두시간짜리 인터뷰로 알고있었는데 초대장을 받아보니 총 세 개의 세션으로 진행되고 각 세션마다 내가 지원한 팀들의 멤버 각각 한명씩, 두 명의 인터뷰어가 들어온다고 한다. 첫번째는 코드리뷰, 두번째 세션은 white board 그리고 세 번째는 cultural fit을 보는 시간이며 각 세션마다 다른 인터뷰어가 들어와 총 여섯명의 처음보는 사람들을 만날 줄 알았는데 두 명은 중복이어서 네명을 상대했다. 그래도 2:1 면접을 연달아 세 번 본다는게 꽤나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초반 30분은 내가 제출한 과제를 리뷰하는 시간이었는데, 각 팀의 시니어 개발자들 앞에서 어떻게 과제에 접근했는지 보여주고 그들이 질문을 하면 답해주는 식으로 진행됐다. 여기서 내가 실수했던 plugin redundancy에 대해 알고있냐고 묻길래 이미 인지하고 있고 제출시간 이후에 업데이트 하는건 치팅하는 것 같아보여서 일부러 안고쳤다고 답했다. 그 뒤에 동일인으로부터 css의 우선순위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처음엔 질문을 좀 못알아듣다가 (여기서 1차 망했다 싶었음. 우선순위를 표현한 단어를 처음 들어봐서였는데, 몇번의 질문이 오간 후에 감으로 대충 때려맞춰서 you mean, which one is stronger? 하고 되물으니 웃으면서 맞다고 했다) 결국 알아듣고 이또한 감으로 답을 선택했는데 질문자가 정말 그렇게 생각해? 이라고 물어서 아 그럼 아닌갑다 2번으로 바꿀게! 이딴소리를 하면서 답을 번복했다. 알고보니 처음 말한 답이 맞았다. 애매할 땐 처음찍은 답으로 밀어붙여야 한다. 그 뒤엔 서버에서 받는 데이터의 양이 방대할 때 client에서 어떻게 처리하냐 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왠만하면 서버에서 추려서 넘겨주는게 좋고 client에선 화면에 pagination을 넣어서 순차적으로 받아서 보여주는 식으로 일해왔다고 답했다. 사실 이것도 정답은 모르고 실제로 해왔던 방식을 설명했다. 그 후엔 이런저런 잘 기억나지 않는 질문을 받았고 그렇게 세시간 같았던 30분 간의 코드리뷰가 끝났다.

 

두번째는 white board 테스트였는데 프론트 개발자로 일하면서 이런 테스트를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좀 막막했었다. 구글링 해보니 클라이언트 로직도 white board에 넣으려면 할 수 있는게 좀 있어서 제출한 과제에 들어간 로직을 다이어그램으로 설명하는 연습을 주로 해갔는데, 실제로 나온 문제는 회사의 서비스와 로직을 큰 그림으로 그려보란거였다. 기술적으로 작게 쪼개면 오히려 쉬웠겠지만 전체 서비스를 다이어그램으로 그려본 적은 없어서 좀 어버버 하다가 어찌저찌 그렸는데 좀 아니다 싶은 부분이 있으면 인터뷰어가 중간에 개입해서 그 방향으로 가지 않게끔 힌트를 줬다. 지금 생각하기엔 한 60%정도 말이되는 다이어그램을 그린 것 같다. 마지막엔 다이어그램에서 app과 web 서비스의 deploy를 둘로 나눌건지 하나로 갈건지에 대해 물어왔는데 여기서 말려서 진짜 망했다고 생각하고 나오는대로 막 뱉었다. 정말 고맙게도 인터뷰어 중 한명이 너가 그린 다이어그램이 이미 다 설명하고 있다고 괜찮다고 해줘서 큰 위로가 되었다. 

 

억겁의 세월같던 white board 세션이 지나가고 마지막으로 cultural fit 세션에 들어갔다. 여기선 갖고있는 코딩지식 보다는 내 성향을 보여주면 됐어서 훨씬 수월했다. 하지만 이미 앞에서 말아먹은 두 세션이 계속 머리에 떠올라 세션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인터뷰어들은 협업하기 좋은 사람인지를 보는 질문들을 주로 했는데, 나역시 서로 돕고 배울게 많은 회사에서 일하고 싶었기에 여기선 크게 머리굴리지 않고 나오는대로 답했다. 이 때 받았던 질문들과 인터뷰어들의 결을 보니, 회사가 다양한 문화에 대한 포용력이 있는 곳으로 느껴졌다. 

 

모든 세션이 끝나고 몸도 마음도 나가떨어져 버렸다. 인터뷰에서의 실수를 곱씹음과 동시에 스스로를 자학하지 않으려 최대한 잘한부분을 상기시키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다음날, 리크루터에게서 전화가 왔고, 각 세션에서의 피드백을 들을 수 있었다. 보통은 하염없이 기다리다 합격 혹은 탈락 연락을 받는데 전화로 친히 피드백을 공유해 주니 회사에 대한 호감도가 더 올라가 다니고싶은 욕심이 커졌다. 인터뷰어들이 남긴 리뷰는 내가 느꼈던 것과 거의 비슷했다. 잘한 부분과 실수한 부분이 골고루 섞여있었다. 그래서 결과를 가늠하기가 더 어려웠다. 두 팀 중 한 팀의 하이어링 매니저가 휴가중이라 결정을 내리는데 며칠 더 걸릴 것 같다고 했다. 기다려야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