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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살이/여전히 직장인 2023

[일상] 사무실이 없어졌다

내가 한국에 가 있는동안 회사에서 런던 사무실 계약을 해지했다. 원래 잘 가지도 않았던 사무실이지만 그래도 사무실이라 칭할 공간이 없어진게 좀 이상하다. 그와중에 열쇠 반납 안하면 하루에 100파운드씩 내야한데서 국제우편으로 급하게 보냈다. 하루에 16만원 미친거 아닌가? ㅋㅋㅋ 사무실이 없어도 괜찮은건가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출근을 할 명목이 없어져 월급만 따박따박 들어온다면 입다물고 있기로 했다. 이대로 영영 안만나는건 회사의 모토가 아니었던건지 새 사무실을 구하기 전까지는 대표가 쓰는 사무실 건물에 컨퍼런스룸을 빌려준데서 거기서 종종 모일 것 같다. 첫 모임땐 일정이 있어 참여하지 못했지만, 갈 수 있었어도 낙하산씨와 마주치기 싫어서 안갔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휴가를 떠난동안 낙씨가 드라마를 한 번 더 만들어서 어느새 그자는 회사에 소문난 빌런이 되어버렸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계기로 나는 곧 컨퍼런스룸에 소환당하게 된다.
 
9월엔 파트너의 친구 가족이 한달간 여행을 떠나게 되어서 그 집에 하우스시팅 + 캣시팅을 해주러 런던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매니저가 내가 런던이 있다는 소식을 어디서 접수하고 괜찮으면 금요일에 출근을 할 수 있냐고 물어왔다. 안간다고 해도 됐지만 왠지 낙씨 건으로 미팅을 하자고 할 것 같아서 또 하게되면 무슨얘기가 나올지 궁금하기도 해서 간다고 했다. 역시나 출근해서 짐풀고 일좀 하려니까 미팅을 하자고 부엌으로 데려갔다. 매니저는 낙씨와 나의 히스토리를 인지하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낙씨의 행동이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 배경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낙씨를 회사에 착륙시킨 장본인과 하기엔 편치않은 대화였으나 나도 솔직하게 다 말해버렸다. 이젠 낙하산과 너를 따로 보기 어려울 것 같고 낙하산과 협업하기 싫다고. 그래도 내가 자기한테 못할 이야기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건... 선생님 바램입니다^^. 그 날 잘 안풀리는 업무가 있어서 빡세게 집중해서 끝낼랬는데 두시간인가 일하다 미팅 한시간 하고 돌아와서 삼십분 앉아있다가 맥주 때리러 가잔 말에 네시반에 모두가 노트북을 접어버렸다. 저녁약속이 있어서 다섯시에 나갈랬는데 앉아있다보니 20분정도 초과했다. 그래도 회식치고 40분이면 꽤 만족스럽다. 사무실 언제 구할거냐고 물어보니 내년에 내가 런던에 돌아오면 구한단다. 빈말같지만 부담스럽다. 주3회 출근 이러면 진짜 싫을 것 같은데. 
 
 

애교쟁이라 캔따개한데 상냥하다. 어깨에 타는걸 좋아해서 안아줬는데 내 손목이 똥을 싸서 그 이후론 못안아주고있다.

 
 
 

이집 햇살 맛집이라 일하다 자꾸 드러눕게 된다.

 
 
 

오랜만에 탄 더러운 튜브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준 댕. 얘 보고 걷다 열차 출발해서 옆사람 허벅지로 고꾸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