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매일 쓰지만 더이상 늘지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활동반경이 제한되다보니 예전보다 느는 속도가 느려진것일 수도 있고 다년의 경험으로 개떡같이 말해도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다는걸 뇌가 인지하고 나니 더이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내 시간을 투자해 공부하지 않게 되어서 일 수도 있겠다. 아무것도 모를 때에는 그저 실수할까봐 두려워서 열심히 공부하고 잡히는대로 머릿속에 다 때려 넣었는데 눈치와 꼼수만 늘어난 요즘은 생활하는데 그닥 도움되지 않는 단어나 문장을 자연스럽게 흘려버린다.
영어공부 딜레마에 빠져있던 어느날 개발 스터디를 하다 작은 깨달음이 머리속을 스쳐지나갔다. 내가 잘 모르는 무언가를 설명해야해서 피피티를 만들어 공부한 내용을 정리했었는데 발표를 하고나니 헷갈리던 개념이 머릿속에 정리가 된거다. 영어도 누군가에게 가르쳐주기위해 정리를 한다면 더 이해가 잘 되지 않을까? 그리하여 영어교육 자격증을 찾아보게 되었다(일 벌리기 좋아함). 처음엔 그나마 귀에 익은 TESOL을 검색했는데 영국에선 같은 개념으로 TEFL을 딴다고 한다. 이 자격증도 종류와 취득 방법이 여러가지였는데 이름있는 대학교에 들어가서 장기로 공부하면서 딸 수도 있고 인증받은 기관에서 인터넷 강의로 공부해서 취득할 수도 있단다. 나는 전문 영어강사가 될 것은 아니어서 최대한 저렴한 곳들로 알아봤는데 심각하게 저렴한 약간 사기꾼 냄새가 나는 곳들도 있어서 그래도 몇십만원은 하는 곳으로 정했다.
재작년 크리스마스 연휴를 이용해 새해 첫 주까지 35% 정도 진도를 내냈다. 처음엔 내가 영어선생님이 될 만큼 깔끔한 영어를 구사하는것도 아닌데 이걸 배워서 어디다 써먹지 싶었으나 막상 해보니 오히려 영어공부가 되는 장점이 있었다. 원어민들도 문법오류가 많기 때문에 교육을 위한 교정이 꽤 많이 들어가 있어서 내 영어 역시 검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가 생겼다. 그러나 휴가의 끝과 함께 공부도 멈춰버렸다. 그렇게 테플을 잊고 산 지 몇개월이 지나 문득 고개를 쳐드는 꺼져가는 열정을 어찌어찌 되살려보려 사이트에 로그인 해 보니 이미 강좌 열람기간이 지나 추가금액을 내고 연장해서 공부해야 한단다. 그래서 90파운드 주고 석 달 연장했는데 역시나 본업이랑 함께하려니 도저히 손이 가지 않아서 또다시 실패. 테플은 내인생에 없었던 것 처럼 머릿속에서 지우고 모른척 하고 싶었지만 중간에 하차한 것에 대한 찝찝함이 계속해서 남는다. 그래서 올 해 마지막으로 한번 더 도전해보려 한다. 테플 삼수하는 사람이 나말고 또 있을까? 굳이 이 창피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쓰는 이유는... 불특정 다수가 보는 이 곳에 떠벌려서 삼수실패를 막기 위함이다. 여름 석 달 동안 꼭 뿌셔서 이 찝찝함을 만회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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